2012년 4월 5일 목요일

[必讀] 병맛은 네 안에 있다 - 조석의 '마음의 소리'

미디어 읽기 두번째, 만화 비평 참고글
병맛은 네 안에 있다 - 조석의 '마음의 소리'

원문 : http://www.yon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967
"연두"라는 연세대 학보사(연세춘추)의 웹진에 연재되고 있는 글입니다. 함께 올린 "왜 변변한 웹툰 비평 매체가 없을까?"라는 글에서 일컫고 있는 것처럼, 웹상에서 전문 웹툰 비평을 찾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이 글도 충분히 비평 글쓰기의 기본은 하고 있기에 우리들의 배울 거리로 삼을 만 한 것 같습니다.
대개의 비평글들이 그렇듯이 이 글 역시 해당 웹툰을 보지 않았거나, '웹툰'이라는 장르에 친숙하지 못한 경우 이해가 안될만한 얘기들이 많습니다. 또, 아무래도 대학생이 학보사 웹진에 올린 글이니 만큼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어려운 얘기들도 있구요...
하지만, 어렵다고, 모른다고 넘겨버리진 맙시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서슴없이, 댓글을 통해 질문하세요~ 제가, 또는 다른 친구들이 답해줄 겁니다~! 하나 하나 우리의 지평을 넓혀갑시다~ ^^
(혹시, 이 포스트를 원저자께서 보신다면... 허락을 받지않고 글을 퍼온 것에 늦게 나마 양해를 구합니다. 고등학생들의 학습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니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락주시면 바로 글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시리즈 연재 주소 : http://www.yondo.net/news/articleList.html?sc_serial_code=SRN120&view_type=sm


마음의 소리

스마트폰에 깔린 웹툰 어플은 들켜도 상관없지만 <마음의 소리>덕후라는 사실만은 들키고 싶지 않은 것이 소녀들의 감성일까. 그래도 나는 떳떳하게 <마음의 소리>를 필두로 ‘웹툰이야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마음의 소리>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병맛 웹툰 예찬론’부터 들어보시라. 당신은 연애를 왜 하는가. 색정과 욕망을 공유할 생명체를 찾는 것인가? 손으로 더듬거릴 ‘육체’와의 사랑이 연애는 아니다. 사랑이라는 로맨틱한 말로 수식 할 나만의 당신.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더듬어 헤아려줄 ‘우리’가 필요한 까닭. 그 중 하나는 내 마음껏 털어놓을 본능적인 상대가 필요해서라 단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털어놓다’와 ‘본능적이다’.

병맛 웹툰의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털어놓다’와 ‘본능적이다’ 여기에 굳이 각주를 달아야 할까. 병맛이라 욕하지만 공감하기 마련이다. 다들 박장대소는 않더라도 실소(失笑)하지 않는가. 무적핑크(웹툰작가_‘실질객관동화’)는 항상 자신의 만화에 실소도 웃음이라 꼬리를 단다.

여기까지 읽은 당신을 병맛 웹툰의 세계로 초대한다. 그 첫 번째는 조석의 <마음의 소리>

<마음의 소리>는 그림체부터 병맛이다. (아, 여기서 짚고 갈 것이 ‘병맛’은 욕이 아니다. 오히려 극찬이다!) 뚝심 있는 각진 얼굴과 비비드한 색감을 보자면 나도 몰래 조석의 마음에 홀리는 느낌이다. 조석의 미친 눈동자를 보면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녀의 하얀 손’이란 소설을 쓰던 같은 반 오덕후 놈이 떠오른다. 캐릭터에 오묘하게 이입이 되는데, 여기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그림체가 싫다는 거부반응이다. 사실은 병맛 월드에 발 담그게 될 걸 감지하여 자기방어 하는 거다. 나는 병맛이 아니다를 말하고 싶은 것. 그러나 누구나의 마음 한 켠 악과 선이 공존하듯, 병맛은 당신 안에 있다.
병맛에 대한 두려움은 초현실적인 줄거리가 있음직하다 느끼기부터 시작한다. 외국인이 ‘마이 네임 이즈 짐’이라 하면 ‘짐 들어드리겠습니다’가 생각나고 샤워할 때마다 젖꼭지와 눈동자가 헷갈려 스스로 천진반(드래공볼 캐릭터 _눈이 세 개다)을 떠올리며 알몸으로 끅끅거리며 웃게 된다면 이미 당신은 병맛의 노예다.(소름)



▲ 494화 유쾌한씨 (2011년 2월 11일)

조석은 주로 ‘숨은그림찾기’로 반전을 준다. 사실 여기서 ‘조석니즘’을 발견할 수도 있다. 평범한 상황의 컷이 앞선다. 병맛 상황이 뒤따른다. 이러한 반전이 주는 묘미는 매번 상황 자체는 달라지니 질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 게다가 이런 전개는 병맛과 현실이 조화롭게 공존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평할 수 있겠다. 적어도 엽기의 길을 걸음에도 불구하고 ‘촉수물’같은 역겨움은 없다. 때론 어이없다 느끼더라도 원래부터 그의 그림체부터 어이없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반전’의 포인트는 대체로 기대이상이다. 조석이 요즘 추구하는 그의 독특한 전개방식에서 병맛 웹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데, 별 생각없이 보자마자 ‘푸확’하고 웃을 수 있다는 거다.


▲ 555화 로드런너 (2011년 9월 15일)
한 때 슬럼프를 겪어 그림과 스토리 보다는 ‘농담’에 그치기도 했다. 중국 도마뱀 꼬리 자르 듯 가방 잡으면 가방 벗고 뛰고, 옷 잡으면 벗고 뛰고, 머리 잡으면 ...죽는다...는 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기도 했는데 그게 어언 2년 전이다. (그러고 보니 오래도 했다. ) 다행인 점은 중간의 그 슬럼프를 넘기자 만화의 짜임새가 생겼다. 신변잡기적인 소재를 다루는 웹툰의 고민 중 하나가 짜임인데, 다행히 조석은 ‘숨은그림찾기-반전’이란 그만의 짜임새를 갖추었다. 그렇다고 짜임이라는 게 ‘틀’을 말하는 건 아니다. 틀 같은 건 <마음의 소리>와 걸맞지 않다.

단, ‘병맛덕후’로서 조석에게 부탁하는 것이 있다면......

아 뭔가 너무 극찬만 한 것 같아서 일침을 쏘려고 했는데 그닥 없다. 솔직히 이 만화를 필두에 둔 것도 다 나의 이런 무한한 애정이 바탕이다. 다만 병맛을 풀어내는 ‘작가’로서의 책임은 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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