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3일 금요일

[必讀] 누구와 함께 동행하자는 것인지 아리송한 신한은행 광고


미디어 읽기 세번째, 광고 비평 참고글
누구와 함께 동행하자는 것인지 아리송한 신한은행 광고
원문 :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502
'일요서울'이라는 매체에 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는 광고 비평글입니다. 여러분에겐 꽤 어려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대로된 광고비평글을 한 번 읽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올립니다. 그래도, 일상 속에서 가장 친숙한 매체인 '광고'에 대한 얘기라 흥미를 갖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아래의 시리즈 연재 주소에서 이 분의 다른 글을 읽어도 좋습니다~
(혹시, 이 포스트를 원저자께서 보신다면... 허락을 받지않고 글을 퍼온 것에 늦게 나마 양해를 구합니다. 고등학생들의 학습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니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연락주시면 바로 글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시리즈 연재 주소 :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List.html (혹시 시리즈가 보이지 않으면 이 사이트의 검색란에 '광고비평'이라고 검색하세요.)




[김재열의 광고비평] 누구와 함께 동행하자는 것인지 아리송한 신한은행 광고‘스키마(schema)’ 분석 없는 이미지로‘따뜻한 동행’ 어떻게 기대하나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IMI 대표  | 




신한은행은 최근 가수 해바라기가 불렀던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을 작곡가 김형석이 편곡하고 음악감독 박칼린이 노래를 하는 광고를 하고 있다. 이번 프리론칭(Pre-Launching)광고에 이어 방영될 본 광고에서는 열심히 사는 이웃들과 중소기업의 근로자직장인 등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동행‘한다는 뜻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한다. 광고엔 고객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따뜻한 은행'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2010년 11월 동 은행이 브랜드경영을 선포하며 시작된 일련의 캠페인 광고는 박 감독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 이미지를 동 은행의 이미지로 전이시켜 브랜드 이미지 연상을 용이하게 하려는 듯하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12조 원으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중 상당한 금액은 어떻게 하면 ‘돈 되는 고객’과 ‘돈 안 되는 고객’과의 구분을 통한 이른바 ‘디마케팅(Demarketing)’에 얻어진 수익이란 지적이다. 디마케팅은 1년에 1000원의 수익도 안겨주지 않은 고객을 비롯하여 공과금만 납부하며 은행과 아무런 거래가 없는 비(非)고객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고객 한 사람이 1년간 창구를 몇 번 이용하여 자사에 이익을 주는지 등 고객 1인 당 손익을 정확히 분석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수익에 덜 기여하는 고객은 창구보다는 자동화기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우량 고객 유치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다.
▲ 신한은행 '동행' 인쇄 광고

이러한 영업 활동의 대표적인 것이 거액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산을 특별 관리해 주는 프라이빗 뱅킹(PB : Private Banking)서비스이다. 은밀하게 영업을 하는 일종의 VIP 마케팅이다. 거액 예금자의 예금·주식·부동산 등을 1대 1로 종합 관리하면서 투자 상담을 병행한다. 또 특별우대 이율이나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도 준다. 은행들은 거액 예금자의 수가 전체 고객 수에 비해 미미하지만 수신고로는 이들 소수의 비중이 워낙 커서 갈수록 PB에 치중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금융자산만으로 10억 원 이상의 부자들이 2010년 기준으로 14만 명이며 자산은 총 450조 원으로 추정된다. 금융회사로선 그야말로 블루오션인 것이다.
PB영업에서 신한은행은 단연 업계 선두권이다. 동 은행은 유러머니지(誌) 주관 ‘2012년 PB 시상식’에서 한국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센터는 기존 PB와 달리 은행과 금융투자의 점포를 한 곳에 두고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동 은행이 금융권에선 처음 선보여 대도시 번화가에만 벌써 다섯 번째 점포가 문을 열었다. 동 은행의 은행장은 지난 2월 서울 한 호텔에서 수도권 중소기업ㆍ개인 고객 400여 명을 초청해 조찬을 가졌다. 거래 고객들을 직접 만나 지속적 거래관계를 요청하는 이 같은 행사는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동 은행은 10억 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 자녀 60명의 맞선을 주선하는 등 수익 기여도가 높은 고객의 환심을 사는 이벤트를 펼쳐왔다.
동 은행은 2010년 말 무렵 소위 ‘신한사태’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한 순간에 실추한 바 있으며 사태가 수습된 직후 나온 광고의 첫 메시지가 ‘동행'이었다. 하락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신뢰도를 높이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그 메시지는 모든 고객을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필요한 고액자산가 등과 동행하겠다는 뜻으로만 들렸다. 고객이 생각하는 것과 동 은행이 강조하는 ‘동행'이 다르다면 이 광고는 크나 큰 오류에 빠지고 있다. 또한 광고는 ‘믿음·열정·희망·용기’같은 호의적 단어로 ‘따뜻함’을 연상하는 정서 소구전략을 폈지만 디마케팅 같은 속셈은 감추면서 겉으론 ‘산타’나 되듯 하는 것도 우스웠다.
▲ 신한은행 '따뜻한 동행' TV 광고

브랜드란 ‘…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 되는 것(Will Stand For)’을 뜻한다.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는 순간 어떤 특징 이미지를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는 고객에 의해 고객의 마음 안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흔히들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정보를 선택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심리구도를 ‘스키마(Schema)’라고 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결국 고객의 기억 속에 얼마나 강력한 스키마가 형성되어 있느냐의 문제다. 고객은 동 은행이 ‘따뜻함’을 내세우는 대로 긍정해주는 바보가 아니다. 불과 한 두 해 전의 시끌벅적했던 경영 분쟁에 대한 기억과 디마케팅의 실체를 요즘 점점 강하게 드러내는 것과 더불어 ‘따스함’의 메시지가 고객들의 스키마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이미지는 단시간에 구축되지 않고 꾸준히 지속해야만 그 힘과 모양이 유지되는 속성이 있다. 동 은행은 이미지 광고를 조급하게 판단하는 사례가 많아 파워 브랜드 창출에 실패하고 있다. 동 은행은 최근 몇 년 사이 송일국을 비롯하여 안성기, 최경주, 유재석, 박칼린 등 무려 10여명의 모델로 그 때마다 콘셉트를 바꿔 브랜드 이미지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었다.
동 은행은 음악감독의 힘을 빌려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려 한다. 소통이란 직접적인 언어나 행동보다는 가슴으로 느끼고 그 아우라 안에 공존한 채 서로를 바라보는 데서 그 가치가 더욱 소중한 것이다. 함께 느끼고 그 영역 안에 공존하고 있다고 의식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소통이 아니겠는가. 동 은행이 가지고 있는 욕망, 아티스트가 가지고 있는 욕망, 그리고 고객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 일치하는 순간 진정한 소통은 이루어지게 된다. 동 은행은 수익이라는 같은 목적만을 향해 가는 우량고객만이 아니라 서로 마주볼 수 있는 서민 고객들도 소중히 해야 한다. 월가의 시위(Occupy wall street)는 최고 부자 1%에 대한 99%의 저항이었다. 럭셔리한 공간 속 은밀한 PB 성과를 자랑하면서 한편에선 마치 모든 사람과 ‘따뜻한 동행’을 하는 것처럼 말 한다면 뉴미디어 시대의 스나이퍼(Sniper : 저격수)들에게 트집 잡히기 십상이다. 금융기업 이미지 관리가 더욱 정교해져야 할 이유다.
김재열 마케팅 컨설턴트  IMI (Issue Management Inc.)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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